나를 아는 게 제일 어렵더라고요

남의 성장은 연구하면서, 정작 내 성향은 몰랐던 이야기

김지수 연구원

인간성장연구팀 · 심리학 석사 · 자기이해

김지수

김지수 연구원의 책상에는 자신이 만든 자기이해 워크북 초안이 늘 펼쳐져 있습니다. 상담실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몰입했던 순간을 먼저 떠올려보라'고 권하면서, 정작 본인은 그 질문 앞에서 몇 번이고 펜을 놓았다고 합니다. 자기이해 진단 도구를 몇 개나 설계했으면서도, 자신의 검사 결과지 앞에서는 한참을 멈칫했다는 것이 그의 첫 고백이었습니다.

"제가 계획형인 줄 알았는데, 결과는 정반대였어요." 남을 분석하는 일을 오래 하다 보면, 정작 자기 자신은 가장 늦게 알게 되는 걸까요. 심리학 석사를 마치고 상담 현장에 들어선 지 여러 해, 김 연구원은 여전히 '나를 아는 일'이 가장 어려운 숙제라고 말합니다. 그 오랜 헤맴이 오히려 지금의 자기이해 연구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그는 담담히 이야기했습니다.

김지수 연구원은 인간성장연구팀에서 자기이해를 연구합니다. 대학원 시절 진로상담 사례를 분석하다가,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가'보다 '내가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먼저 막힌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후 그는 성향과 가치관을 스스로 언어화하지 못해 방황하는 지점에 집중해왔고, 상담과 워크숍을 통해 수많은 자기이해 사례를 축적했습니다.

최근에는 기존의 자기이해 진단 도구를 다듬는 작업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강점을 직접 묻는 대신 '몰입했던 순간'을 먼저 떠올리게 하는 접근이 훨씬 정확하다는 것을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 발견을 워크북과 진단도구에 그대로 반영해, 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다듬는 중입니다.

본 인터뷰

Q. 요즘 가장 자주 하는 생각이 뭐예요?

'나는 나를 얼마나 알고 있나' 하는 생각이요. 연구할수록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하기가 더 어려워지더라고요.

Q. 이 연구를 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나요?

대학생 때 진로 상담을 받으러 갔다가 '본인이 뭘 좋아하는지 아세요?'라는 질문에 아무 대답도 못 했어요. 그게 계속 마음에 남아있었어요.

Q. 지금 파고드는 주제를 초등학생한테 설명한다면요?

'나 사용 설명서 만들기'라고 할 것 같아요. 나는 언제 힘이 나고, 언제 지치는지 스스로 아는 것부터 시작이거든요.

Q. 연구하면서 "어, 이건 나도 몰랐네" 했던 순간이 있어요?

제가 스스로를 '계획형'이라고 믿어왔는데, 자기이해 검사 결과는 정반대로 나왔어요. 계획을 세우는 걸 좋아하는 것과, 계획대로 사는 건 완전히 다른 얘기더라고요.

Q. 연구 내용을 본인 삶에 실제로 적용해본 적 있어요?

네, 저 자신을 검사 대상 삼아서 몇 번을 다시 해봤어요. 결과를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지만, 이제는 제 성향에 맞게 일정을 짜는 게 훨씬 편해졌어요.

Q. AI가 점점 똑똑해지는데, 그럼 사람은 뭘 성장시켜야 할까요?

'나에게 맞는 답'을 고르는 눈이요. AI는 답을 무한히 만들어줄 수 있지만, 그중 어떤 게 진짜 나에게 맞는지는 결국 나를 아는 사람만 고를 수 있어요.

Q. 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 딱 한 문장 남긴다면?

남을 이해하려 애쓰기 전에, 나부터 한 번 제대로 물어봐 주세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김지수 연구원은 자신이 연구자이자 동시에 가장 오래된 실험 대상이라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자기이해를 연구할수록 '완성된 자기이해' 같은 것은 없다는 걸 깨닫는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상황이 바뀌면 다시 물어야 하고, 답도 계속 갱신된다는 것. 그래서 그는 자신이 만든 워크북을 스스로도 계절마다 한 번씩 다시 펼쳐본다고 했습니다. 남에게 권하는 도구를 자신에게도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자주 적용하는 사람 — 그것이 김지수 연구원이 자기이해를 연구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자기이해는 성격을 아는 게 아니라, 내가 뭘 힘들어하는지를 아는 거예요.
KEYSTONE LAB - 키스톤 랩